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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아이의 언어발달을 늦출까요? 문제는 화면보다 대화의 부재입니다

작성자 센터 관리자
작성일 2026.10.13
조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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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자주 보여주면 언어발달이 늦어질까요? 부모님들이 언어치료 상담에서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언어발달이 늦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혼자 오랫동안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부모와 이야기하고, 함께 놀고, 질문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시간이 줄어든다면 언어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스크린 시간’의 양​만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동안 아이가 어떤 경험을 놓치고 있는가, 그리고 부모와 ​얼마나 언어적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아이의 언어는 듣는 것만으로 발달하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동영상이나 교육 콘텐츠를 보여주면 많은 단어와 문장을 들려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말을 많이 들려주는 스마트폰이 언어발달에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실제 언어발달 과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언어는 다른 사람과 말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발달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산책을 하다가 강아지를 발견하고 “멍멍!”이라고 말합니다. 엄마가 아이가 바라보는 곳을 함께 보면서 “맞아. 강아지가 뛰어가고 있네.”라고 반응합니다. 아이가 다시 “강아지 뛰어.”라고 말하면 엄마는 “응. 하얀 강아지가 공을 보고 뛰어가네.”라고 아이의 문장을 확장해 줄 수 있습니다.

짧은 대화이지만 이 안에는 언어발달에 필요한 매우 중요한 과정이 들어 있습니다. 아이는 다른 사람과 같은 대상을 바라보는 공동주의, 상대방의 말을 듣고 기다리는 ​대화 차례, 새로운 단어를 배우는 ​어휘발달, 짧은 말을 긴 문장으로 발전시키는 ​문장 확장을 동시에 경험합니다.

즉,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많은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과 말에 다른 사람이 반응해 주는 경험입니다.

스마트폰의 가장 큰 문제는 ‘대화를 대신하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이 언어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화면 자체라기보다 대체 효과에 있습니다.

아이가 한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본다면 단순히 한 시간 동안 영상을 본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 시간에 부모와 이야기하거나, 형제와 놀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역할놀이를 하거나, 그림책을 보거나, 밖에서 새로운 것을 관찰하면서 질문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모두 자연스러운 언어학습의 기회입니다.

실제로 42개 연구와 18,905명의 아동을 분석한 JAMA Pediatrics의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는 스크린 사용 시간이 많을수록 아동의 언어능력이 낮은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반면 교육적인 콘텐츠를 사용하거나 보호자가 함께 화면을 보면서 상호작용하는 경우에는 언어능력과 긍정적인 관련성이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영향을 이해할 때는 단순히 “몇 시간 봤는가?”만 묻기보다 “그 시간 동안 누구와 무엇을 하였는가?”​를 물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어린아이에게 실제 경험이 중요한 이유

어른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사과를 보고 바로 실제 사과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아이에게는 화면에서 본 정보를 실제 세계에 적용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가 2026년 발표한 디지털 미디어 관련 정책문에서도 18개월 미만의 영아는 아직 인지처리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화면에서 얻은 정보를 실제 세계로 옮기는 데 어려움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유아기에는 혼자 장시간 사용하는 비교육적 미디어보다 보호자와 함께 사용하는 양질의 교육 콘텐츠가 학습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영상에서 ‘사과’라는 말을 열 번 듣는 것과 실제 사과를 손으로 잡아보고, 냄새를 맡고, 잘라보고, 먹으면서 부모와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언어 경험입니다.

“사과가 빨갛네.”

“잘라볼까?”

“달아?”

“사과를 반으로 자르니까 안에 씨가 있네.”

실제 경험에서는 사물의 이름뿐 아니라 색깔, 모양, 행동, 감각, 원인과 결과가 동시에 언어와 연결됩니다. 이렇게 형성된 언어는 단순히 외운 단어가 아니라 경험과 연결된 의미 있는 언어가 됩니다.

언어발달이 늦은 아이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더 세심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언어발달이 느린 아이들은 다른 아이보다 더 많은 반복과 명확한 언어적 단서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성인이 아이의 관심을 따라가면서 “자동차가 간다.”, “빨간 자동차네.”, “자동차가 터널 안으로 들어갔어.”라고 말해주고, 아이가 표현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언어치료에서도 이러한 상호작용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아이의 관심이 생기고, 다른 사람과 같은 대상을 바라보고, 성인의 말을 듣고, 아이가 반응하고, 다시 성인이 그 말을 조금 더 발전시켜 주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언어가 발달합니다.

아이의 관심 → 공동주의 → 성인의 언어 입력 → 아이의 표현 → 성인의 반응과 확장 → 다시 표현

이러한 순환이 자연스럽게 반복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스마트폰을 혼자 오랫동안 보고 있다면 이러한 상호작용의 기회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언어발달이 늦은 아이에게는 단순히 스마트폰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사람과 주고받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부모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방식도 아이의 언어발달과 관련됩니다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만 살펴봐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에 얼마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아이는 말을 하기 전부터 표정, 눈빛, 몸짓, 가리키기와 같은 방법으로 끊임없이 의사소통을 시도합니다. 아이가 창밖을 가리키며 부모를 바라보는 순간 부모가 “비행기 봤구나.”라고 반응하면 그것이 바로 언어학습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부모가 계속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있다면 이러한 작은 의사소통 신호를 놓칠 가능성이 커집니다.

최근의 대규모 연구에서도 보호자의 스마트폰 사용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6년 8월 JAMA Pediatrics에 발표된 5~7세 아동 74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주양육자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많을수록 아동의 수용어휘 발달 속도가 느린 것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연구는 관련성을 보여주는 것이므로 스마트폰 사용이 언어발달 지연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 때문에 부모와 아이가 서로 바라보고 반응하는 순간이 얼마나 줄어드는가입니다.

스마트폰을 무조건 없애는 것이 해결책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이나 동영상 콘텐츠를 모두 없앨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을 아이를 조용하게 만드는 도구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시작하는 자료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와 동물 영상을 잠시 보았다면 영상이 끝난 뒤 “어떤 동물이 나왔어?”, “코끼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어?”, “기린하고 코끼리는 무엇이 다르지?”, “우리 동물원에서 본 코끼리 기억나?”라고 이야기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화면에서 본 정보가 실제 경험과 연결되고, 단순한 시청이 대화와 기억, 설명과 추론 활동으로 발전합니다.

연구에서도 보호자와 함께 사용하는 미디어(co-viewing 또는 joint media engagement)​는 아이가 혼자 사용하는 것과 다른 결과를 보입니다. 2024년 JAMA Pediatrics에 발표된 100개 연구, 17만 명 이상의 아동을 포함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도 화면 사용의 영향은 단순한 시간뿐 아니라 콘텐츠의 종류, 혼자 사용하는지 함께 사용하는지, 보호자가 아이와 생활하는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지와 같은 사용 맥락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스마트폰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의 언어적 상호작용입니다

스마트폰과 아이의 언어발달을 이야기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스마트폰을 많이 봐서 말이 늦어졌다”라고 단순하게 결론 내리는 것입니다.

언어발달은 아이의 인지능력, 청력, 사회적 상호작용, 부모의 언어 입력, 발달적 특성, 놀이 경험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은 그중 하나의 환경적 요인입니다.

따라서 아이의 언어발달을 돕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시간을 몇 분 줄였는지만 확인하기보다 그 시간을 어떤 상호작용으로 바꾸었는지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스마트폰을 30분 줄이고 그 시간 동안 아이와 그림책을 읽고, 산책하며 질문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역할놀이를 하고,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다면 아이는 훨씬 풍부한 언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스마트폰이 아이의 언어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마트폰 자체가 아이의 언어를 늦춘다기보다, 스마트폰이 사람과의 대화와 놀이, 공동주의와 실제 경험을 대신할 때 언어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집니다.

아이의 언어는 화면을 오래 바라보는 동안보다 사람과 서로 바라보고, 기다리고, 반응하고, 자신의 생각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발달합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필요한 질문은 “하루에 스마트폰을 몇 분까지 보여줘야 할까요?”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는 오늘 사람과 얼마나 많이 이야기하고, 함께 바라보고, 질문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을까요?”

이 질문이 아이의 언어발달을 이해하는 데 훨씬 더 중요합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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